학생

blahblah/diary 2011. 2. 21. 03:47 posted by unbeaten







Sol (Feat. Cise Star) - Re:Plus





커피숍 일을 시작한 지도, 입대 전 과 후를 합쳐보면 벌써 2년 정도가 되었다.
학교에서의 생활을 제외하면, 내 밖에서의 이름은 거의 '로빈' 인 셈이지.

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22살. 그 때의 상황은 지금과 거의 비슷했는데, 결과가 상당히 좋지 않았다.
돈을 버는 족족 어딘가 써버렸고, 일하고 자고, 일하고 자고 - 생활의 연속에 학점도 막장. 연애를 했던 것도 아니고 이게 뭥미.

어쨌든 내 대학에서의 삶은 항상 커피숍 알바와 함께 하고 있는데,
그나마 작년은 좀 정신을 차려서(?) 내 기준에선 그럭저럭 선방을 해 냈다.
연애사업과 알바, 대학생활, 자격증 모두를 커버한다고 결국 다방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그래도 버린건 없달까.



아까 스물 두살의 얘기로 다시 돌아가보면,

처음의 내 계산은 이랬다.
어차피 하루 종일 공부하지는 않을 거잖아? 남는 시간에 알바를 하면서 뜻깊게 보내는 거지. 였는데,
알바하고 늦잠자고 학교에 지각 -> 이런 시나리오가 되어버렸지. 완전 시ㅋ망ㅋ

결국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 "주객이 전도" 되었다느니,
니가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느니 하는 욕만 무지하게 먹고.. 군대를 갔다.

사실 결과론 적인 얘기지만, 학점이 잘 나왔다면 이런 얘기도 안 나왔을 거잖아.
알바까지 해 가면서 공부도 잘 하는 착실한 학생 이미지로 남아 있었겠지. 그렇지?


올해 내 알바의 목적은 애초에 교환학생 준비였으나,
부모님과의 상의 끝에 무산이 되고,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여행자금 마련.
이 또한 공부를 잘 해 놓아야 "여행을 꿈꾸는 대학생" 이지 공부 못하면 그냥 "지랄" 일 뿐..



지금 눈 앞에는 '2010 시즌에 내가 할 일' 이라는 종이가 떡 하니 붙어 있는데,
결국 그 중에서 달성한 것은 '출석 올킬' 뿐이구나. 그거라도 지킨 게 어디겠냐마는..
이것 역시 뒤돌아 생각해보면, 출석올킬을 했으니 이 정도라도 살려 놓았다고 볼 수 있는거지.

아무튼 요 며칠 동안 떠올린 "결과론" 적인 내 생각의 끝은
결국 취미나 알바도 내가 본업을 이루어 놓은 상태에서 해야 뭔가 있어보이지
주 일이 빵꾸가 나버리면 그저 막장 짓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는 아주 당연한 말이랄까.

그래서 올해는 목표라는 걸 딱히 정하지 않고, 단순한 한 글귀만 붙여 놓았어.
나는 학생이다.

대학생이다. 라고 해놓지 않은 이유는 뭔가 좀 놀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을 줄 것 같아서?


이번에 난 과연 학생이 될 수 있을까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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