추운 12월, 회사에서 구조조정이 현재 진행 중이다.
연차에 따라 18~24개월치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고, 자녀 학자금 3년을 보전해주는 조건이다.
지목된 사람들 중에는 이에 동의하고 바로 나가신 분들도 있는 반면에, 회사를 상대로 버티는 분들도 계신다.
오늘은 그분들 중 한분이 결국 나가셨는데, 옆 팀에서 약 25년 정도 근무를 하셨었다.
마지막 인사로 각 층을 돌며 고마웠다고 악수를 하셨는데, 난 그 눈을 바로 마주치기가 어려워 그만 땅만 보고 있었다.
본인의 사무용품을 박스에 넣어 나가시는 모습과 함께 사무실이 숙연해졌다. 남아있는 사람들도 마음이 무겁다.
아. 어떤 마음이실지 나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. IMF 때 회사를 나오셔야 했던 우리 아버지의 마음이 이랬을까.